ELL's DAILY
[펌] 어린왕자【여우와 길들인다는 것Ⅲ】
엘크로우
2009. 12. 28. 15:36
어린 왕자는 다음 날 다시 왔다.
"시간을 정해 놓고 오는 게 더 좋을 텐데."
여우가 말했다.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란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가 되면, 그 땐 이미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이라는 걸 맛보게 될 거란 말이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난 몇 시에 마음을 치장해야 할지 모르지 않겠어?....
의식이 필요한 거라구."
"의식이 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것도 너무 잊혀진 거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어떤 날을 여느 날들과 다르게,
그리고 어떤 시간을 여느 시간들하고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사냥꾼들에게도 의식이 있지.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하고 춤을 추지.
그러니 목요일은 기가 막힌 날이거든! 난 포도밭까지 산보를 나가지.
만일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항상 그날이 그날이거든.
그렇게 되면 내겐 휴가라는 게 없을 거란 말야."